출구
- 차승진 -

공구 상가로 연결된 옥상 주차장
주차했던 차를 몰고 화살표 방향
으로 따라간다

이미 봄날은 한 발짝 앞서 걸어가고
그림의 배경처럼 솟아오르는
숲들의 푸르름이 눈부시다

상가를 연결하는 매듭을 지날 때마다
가슴에 솟구치는 그리움처럼 무언가가
덜커덩 덜커덩 울먹이는, 금요일 오전

문득 눈앞에 나타난 직사각형 표지판
청색바탕에 하얀 글씨로 쓰여진 '출구'

순간, 차는 길을 따라가지만 나는,
엉거주춤 갈 길을 잃는다

하늘은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고,햇빛은 유난히 숨어있는 얼굴을 빤히 비추며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무언가를  은폐하려 했지만,
감출수록 드러나는 어쩔수 없는  공간

불면증 앓는 허허로운 시간을 밝히는
스스로 찾아오는 아침처럼 망연한
자유의 시간

길 위에서 길을 잃는 백주의 치매!

삶의 꼬리표처럼 추격해 오는,

탈출할 수 없는,

구멍......

 다문화노래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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