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 찬영이에게

- 차승진 -

 

초딩 2년생 손주 찬영이와

목욕탕엘 갔다

 

아이의 눈에서 할비의

벗은 모습은 어쩔 수 없는

무방비의 자유

 

복싱에서 상대의 기습적 잽이 허를

찌르듯, 어른의 돌출된 표피에 대하여

엉겁결에 던지는 아이의 한마디!

 

이럴땐 반듯한 순발력이

아이의 호기심을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여주는데,

 

첫 경험은 그래서 지울 수 없는

차가운 화인인가?

 

뜨끈한 온탕에서 아이와 큰대자로

누워 서로의 생각에 잠긴다

 

돌아올 집이 있어 행복한

여행처럼 오래 머물 수 없는

온탕을 나와 냉탕에 몸을 담근다

 

할비를 따라 들어온 아이는

깊은 욕조의 수심에 놀라

내 가슴에 안긴다

 

“몸과 몸이 마주한 정직한 만남!”

 

서로가 서로에게 친절한 신호로

응대하는,심장과 심장의 작은 반란~

 

우린 서로에게 표현하지 못한

우리의 가장 낮은 자세로

안부를 묻는다

 

“두근! 두근!”

 

스스로 살며시 전달되는,

~달콤한 접촉...

 

상주시
상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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