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래터널을 지나며

~하이원 가족여행에서

- 차승진 -

 

 

휘영청 붉은 만월이 등불처럼

떠있는 밤

 

유유히 흐르는 동강을 따라

헤드라이트 불을 밝히고

차는 달린다

 

생애 기념일 같은 가족여행

그 정겨운 설레임으로 칠흙의

어둠이

스타가 밟고 지나는 레드카펫 같아

 

나의 창에 비친 계수나무 옥토끼

그림 같은 손주들 얼굴

 

가슴에 차오르는 가눌수 없는 충만!

 

차는 골깊은 강원도 땅위에서

허리를 펴고 평온한 하이원을

맞이한다

 

아, 더도 덜도 말고 오늘 밤만

같은, 여유로운 풍광!

 

여행은 그리운 사람들이

걸어가는 아련한 꿈속,

 

긴긴 봉래터널을 지나며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깊은 터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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