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익어가는 밤에

- 차승진 -

 

반딧불이 마실 나오는 밤

 

황토마당 평상에 모여 앉은

가족들 장작불 타닥 거리는

정지문으로 눈빛이 모인다

 

마을은 고요히 이부자릴 펴고

몸을 누이면,

 

달빛은 더 가까이 다가와

어깰 토닥인다

 

한낮의 더위를 등에 지고

어머니의 분주한 발자국 소리

귓전에 멈추면,

 

대소쿠리 가득 모락 모락

김오르는

옥수수 달빛처럼 환하다

 

침묵했던 몸을 일으키며

따끈한 옥수수가 손에 손에

들리면 저음의 하모니카 소리

맛있게 맛있게 입가에 울려

나오고,

 

부엉새 부엉~부엉~ 밤하늘에

퍼지면 고단했던 하루가 일제히

꿈결에 젖는,

 

옥수수의 추억이 익어가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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