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 차승진 -

 

 

그대

가을의 소리가 들리는지요

 

여름은 가파른 고갯길을 넘어

갔습니다

 

나른한 오후 그대에게 쓰는 편지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갑니다

 

흔들리는 잎새에 가을이 물들면

호수의 물결처럼 추억이 밀려

오겠지요

 

누군가 말했지요,

“사랑은 그윽한 눈빛으로 온다”고

 

갈대가 일렁이는 강둑을

걸으면 앞서간 그대가 있어

 

아, 가을은 간이역을 지나는

기차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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