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손맛

- 차승진 -

 

 

어느 눈 내리던 겨울

창밖에 함박눈 쌓이던 밤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여니

 

홀로 앉아 계시던 어머니

서늘한 부엌으로 들어가

가마솥에 불을 지피셨다

 

타닥타닥

노모의 마음도 잊고

아랫목 이불 속에서

잡념에 빠질 무렵

 

“배고프지”

소반엔 김치 넣고 들기름 두른

볶은 밥 한 그릇

 

허겁지겁 먹는 아들의 모습

다정한 눈빛으로

내려다 보시던 어머니

 

깜빡 잠결인 듯

거친 손길로 쓰다듬어 주시던

아, 그 눈길 그리워라

 

이제는 돌아가지 못해

볼 수도 없어

가끔 꿈속으로 오시는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

 

 

 

 
 
저작권자 © 영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