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에서

- 차승진 -

 

한적한 소나무 아래

배낭을 풀고 따끈한 커피한잔을

마신다

 

단풍든 잎새마다 가을의

풍경화를 그려놓고

 

유튜브의 대중가요 노랫말이

가슴을 적시면

 

친구 같은 아내가 산속에 마주앉아

아삭하고 상큼한 사과를 깎는다

 

한조각의 과일을 먹으며 아련한

꿈길 걸어가면

 

살아온 날 만큼 살아갈 날이

우릴 기다리고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가까운 거리앞에서,

 

누군가 홀로 남아 그리움이 산처럼

쌓여 이곳을 지난다면

 

그때 그 음악이 포근한 위로가 될까

 

함께한 풍경들은 그대로 일까

 

하산길 잘려진 소나무 등걸이 하도

신기해 가만히 입맞춤 하는데

 

어디서 부르는 소리 눈을 돌리면

앞서간 아내가 저만치서 나를

기다리는, 호젓한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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