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의 풍경

차승진

 

지인과 막걸리 집에서 술을 따른다.

 

안주는 도루메기 구이와

양은 주전자에 담긴 불로막걸리다.

 

술이 술잔에 찰랑거릴 때

생각나는 무엇이 술잔을 당긴다.

 

양은 주전자와 양은 술잔의 궁합

나는 언제 한번 이런 섹시한

만남이 있었던가,

 

양은 주전자 날렵한 주둥이에 끌리는

술잔의 입맞춤

 

시름도 동그란 술잔에 담긴

한잔 술의 출렁임 아니던가,

 

퀼 퀼 퀄 봇물처럼 넘치는 술잔

 

가야 할 길을 재촉하는 너와 내가 밀어 내는

한잔 술의 부딪힘 소리

 

누군가 거나하게 외치는 소리

 

“불로는 좋은 디

안주는 말짱 도루메기~여”

 
 

 

저작권자 © 영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