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영진고등학교(교장 전호진)는 11월 10일 오전 8시 교정을 출발하여 오전에는 주산지, 군립 청송야송미술관, 청량대운도 전시관, 오후에는 객주문학관, 송소고택 등 청송 일원으로 독서문학기행을 다녀왔다. 1,2학년 학생 및 학부모 ·교감 ·국어과 교사 · 사진작가 등 40여 명이 함께했다.

 올해의 독서문학기행은 기존의 문학기행과 차별화했다. 단순한 기행을 탈피하여 작가의 작품〔(소설 객주(1~10) 김주영 지음, 문학동네, 2013 / 만화 객주(1~10) 이두호 지음, 김주영(원작), 바다출판사 2015)〕을 참가자들에게 사전에 읽어 보도록 하였으며, 2개월 전에 작가에게 특강 시간을 약속해 두었다.

김주영작가의 강연모습
김주영작가의 강연모습

 동행한 박재관 교감은“우리 학교에서 객주문학관으로 김주영 소설가를 만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고민을 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작가에게 무엇을 전달해야 될까? 고민한 끝에 학교의 문학과 학생을 사랑하는 국어과·한문과 교사들이 1995년 해남 강진 답사를 시작으로 매년 문학 작품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여행답사기를 모아 책으로 엮어 2013년에 매일신문사에서 발행한 ‘길 위의 문학교실’책을 ‘길 위의 작가’에게 전달하게 되었다.

길위의 인문학 책을 전달하는 모습
길위의 인문학 책을 전달하는 모습

 객주문학관에서 영진고 일행을 맞이한 김주영 작가는 창작 과정에 대한 생생한 설명과 더불어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삶이 그대를 속이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라는 시 전편을 인용, 국민들의 어려운 일상을 위로하면서 희망을 전해줄 수 있어서 러시아 국민들이 사랑하는 시인이 되었다고 했다. 작가의 강연에서 문학의 역할과 힘을 강조하고, 문학가로 살아온 본인의 일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강의를 하며 참석한 영진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공감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인환 지도교사(담당과목 국어)는 “우리 학교에서는 문학 작품의 산실을 직접 찾아봄으로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자 2009년부터 문학 기행 행사를 해오고 있다. 안동 도산서원, 이육사 문학관, 하회마을 등으로 문학기행을 처음 시작하여 2010년에는 경남 거제·통영 지역을 탐방하고, 정지용 시인의 자취를 느껴보는‘문인들의 삶의 길을 찾아 떠나는 2011학년도 문학기행, 2012년 영양의 조지훈 문학관과 주실마을, 이문열 생가와 두들마을 등을 탐방하고 이문열 소설가의 만남 등 10년 동안 꾸준히 실시해 온‘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하는 문학기행’을 실시하고 있다. 이 행사는 이미 우리 지역의 언론을 통해서도 몇 차례 보도된, 영진고등학교의 특색 있는 교육 활동 중의 하나입니다.

 이 활동을 통해 문학이나 국어 교과서에 게재된 문학 작품과 관련하여 작가의 삶의 흔적이 배어 있는 장소와 문학관을 직접 답사함으로써 작품의 배경과 작가의 문학 세계를 좀 더 깊이 있게 파악하고, 그 작품이 지닌 가치와 성격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바람직한 시각을 갖출 수 있는 아주 의미 있는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2학년 이선제 학생은“나는 작년에도 문학기행을 다녀 온 경험이 있다. 그 때는 안동에 있는 이육사 문학관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이육사 시인의 일생과 이육사 시인의 여러 시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작년 이육사 문학관을 다녀오고 좋은 기억들이 많이 있어서 이번에는 독서문학기행 또한 신청했다.

 객주문학관은‘객주’를 중심으로 작가의 문학세계를 담은 전시관과 소설도서관, 스페이스 객주, 영상 교육실, 창작 스튜디오, 세미나실, 연수 시설, 그리고 김주영 작가의 집필실인 여송헌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문학관 관람을 처음부터 해설사와 함께 해서 어렵지 않고 체계적으로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그곳에서 이번 문학기행의 하이라이트인 김주영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작가는 80세의 고령에도 강건함과 ‘긍정의 힘’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우리는 30분 간 김주영 작가와 ‘긍정의 힘’에 대한 강의를 듣고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길 위의 작가’의 명칭은 모든 작품을 쓸 때 필요한 지식을 모두 현장답사를 통해서 얻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이라고 했다.

김주영작가와 함께기념촬영을 했다
김주영작가와 함께기념촬영을 했다

 한편 이 날 행사에 참가한 차승진 작가(사진, 시인)는“가을여행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시인이 된다. 배움의 길을 나선 독서문학기행에서 교사와 학생이 자연이 되었다. 한 편의 단편소설을 쓰기 위해 현장답사를 여러 번 한다는 김주영 작가의 강연은 ‘길 위의 작가’가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의 소설 ‘홍어’를 집필할 때는 국어대사전이 닳도록 문장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최남단에서 민통선 부근까지 5일 장을 몸소 체험하며 난전의 일상들을 기록 채집하여 완성한 대하소설 ‘객주’는 그의 문학 일생을 대변하는 불후의 명작이 되었다. ‘문학이란 끝없는 길 떠나기’라고 할 수 있다. 김주영 작가는 팔순의 나이에도 형형한 눈빛과 건장한 체구, 해맑은 웃음에서 전국의 수많은 관광객들을 모으는 비결이 된 것 같다. 라고 말하며, 영진고 독서기행은 ‘길 위의 문학교실’ 이라는 또 다른 수식어가 있다. 다름 아닌 국어과 교사와 학생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문학의 현장을 찾아서 문학을 토론하고 답사기행에서 느낌들을 쓴 인문학적 문학답사기를 출간하여 왔다.

주산지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와 함께
주산지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와 함께

 특히 오인환 부장교사는 후학들의 문학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저자 학교에서 만나다’〔11월 30일(금) ‘꿈을 가진 코끼리는 지치지 않는다.’ 작가 김기홍을 초청하여 문학 특강 실시 예정〕과 시 암송대회 등 학생들에게 상상력을 북돋아 주는 인문학의 향연이기도 하다. 깊어가는 가을 영진고 교사 및 학생, 학부모들과 독서기행을 하며 청송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며 육화체화 하는 체험학습의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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