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선거관리위원회 조민희
상주시선거관리위원회 조민희

 매서운 추위가 하얀 입김을 만들어내는 겨울, 여기저기 보이는 곶감건조장에서는 달달하게 익은 곶감을 포장하느라 분주합니다. 작년 봄부터 정성을 쏟아 키운 감은 지난 가을, 하나하나 깎고 매다는 수고로움을 거쳐 인고의 시간 끝에 고운 빛깔로 말랐습니다. 이 고운 빛깔을 내기까지 농민들이 한 고생은 말 몇 마디로 표현하기 어렵겠지요.

 곶감뿐일까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모든 먹거리들이 생산자가 걸어온 고된 노력의 발자국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니 생산자들이 제대로 대접받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요. 전국의 농‧축협과 산림조합, 수협은 바로 이런 생산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생산자들이 품질을 강화하고 소득을 증대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그리고 오는 3월 13일은 전국의 농‧축협과 산림조합, 수협의 수장을 뽑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열리는 날입니다. 향후 4년간 조합원들의 권익을 증대시켜줄 중요한 인물을 선출하는 날이기에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총 1,343개 조합(농협 1,113개, 수협 90개, 산림조합 140개)의 조합장을 선출하며,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등록 및 선거운동, 투·개표사무 전반을 위탁 관리합니다.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때 투표율 80.2%로 이전 4년간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였으니, 이번 선거에서도 높은 투표율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후보자들이 ‘돈 선거’의 유혹에 무너질까 예의주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돈 선거’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선언하고, 포상금 상한액을 상향 조정하였으며, 비공개 공정선거지원단을 운영하는 한편 후보자 상호 신고․제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총 762건의 위법행위를 적발하여 조치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돈 선거’가 완전히 척결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직후 선거 전부터 ‘돈 선거’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선언하고 예방․단속활동을 펼쳤음에도 ‘돈 선거’ 사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 선거인수가 적어 금품제공이 득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후보자의 잘못된 인식 ▲ 혈연·지연에 얽매인 지역사회의 특성 ▲ 금품제공에 대한 관대한 관행 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모두 조합원들이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내다보지 못한 것으로, 조합장을 뽑는 일은 조합원들에게 소득 증대와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조합장이라는 자리. 언뜻 봐서는 비슷할 것 같은 인물들이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천차만별입니다. 성실하고, 일 잘하고, 조합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등 잡음 하나 나오지 않는 건실한 조합장이 있다면 반대로 비리를 저질러 조합에 손해를 끼치고, 절차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며, 그 모든 일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도 무리하게 불법을 저질러가며 재선을 장담하는 조합장도 있습니다. 물론 초선에 도전하는 후보도 마찬가지겠지만, 어느 조합이 더 발전하고 조합원들에게 이익을 챙겨 줄지는 불 보듯 뻔하지요. 그러나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눈 딱 감고 ‘친한 사람이니까, 그 정도는 받아도 되니까’라고 생각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보통 불법을 저지를 때는 쓴 돈보다 무조건 많은 돈을 회수하길 바라는 것이 당연한 심리니까요.

 모든 투표는 중요하지만, 조합장 선거처럼 한 표가 투표자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선거도 드물 것입니다. 오는 3월 13일. 매서운 추위가 물러가고 훈훈한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게 될 그 날,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정성 있는 투표는 지역 조합의 따스한 봄바람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튼튼하고 건실한 조합은 그 누구도 아닌 조합원 여러분의 손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3월 13일 수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이번 선거는 조합원 여러분의 4년, 아니 그 이후까지도 결정짓는 새로운 발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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