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여자
차승진
백 팩을 메고 양산을 들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여자
점심시간을 10분 앞당겨 가려는
여자
밑반찬을 맛있게 해치우는
여자
더치페이가 분명한
여자
한번 말한 걸 반복하면 화를 내는
여자
첫 느낌이 별로였던
그 여자
부부가 서로 존댓말 하며 산다는
그 여자
......
믿음이 의심되면 맘을 열지 않는
그 여자
남의 편이 되어 주고 싶다는
그 여자
잠잘 땐 부부가 손잡고 반말한다는
그 여자
언젠가 헤어져도 생각이 날 거라는
그 여자
등짐진 백 팩보다 반듯한,
그 여자
사는 곳이 어딘지 모르는
그 여자
비가 오면 생각날 것 같은
그 여자...,
변해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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