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널며

차승진

 

휴일 아침 빨래를 넌다.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긴 얽히고

설긴, 옷가지와 양말을 분리한다.

 

세탁기에 들어간 가족의 일상들이

둥근 통 속에서 어우러지며 돌고

돌아 묵힌 속내가 햇빛에 드러난다.

 

몸을 감싸 안은 옷들이 몸을 푸는

빨래방에서 '화합하자' 손을 잡는

그곳,

 

아직 잠 깨지 않은 빨래들이

잡은 손 놓을 줄 모르고 엉켜 있다.

아내의 일상을 생각하며 작은 일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많은 날 세탁기처럼 분주하게

돌고 돌아가며 가족들 손이

되어준, 아내!

 

빨래를 널며, '행복'이라는

말도 함께 널어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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