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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문경새재7이정록 경상북도 향토사협의회 문경시 위원
변해철 편집국장  |  ynt@y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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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5  15: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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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청운(靑雲)의 꿈 과거(科擧)길 <상>

이정록

새재 입구에 있는 선비상은 새재를 상징하는 조형물 중의 하나이다. 새재는 청운의 큰 뜻을 품고 한양으로 가는 선비들이 넘었던 고갯길이다.

   
▲ 문경새재과거 길

현대식 도로로 개설이 되면서 옛길이 조금 변형되기는 했지만 새재는 아직도 옛 정취가 그대로 살아있는 고개 길이다. 부푼 희망을 가슴에 안고 과거(科擧)길에 올랐듯 선비들의 체취가 아직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지는 새재는 영남대로의 천리 길 중 옛 모습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고갯길이다.

과거 시험을 보러가는 선비라면 필연적으로 넘어야 했던 운명 같은 고개가 새재이고 그런 새재이기에 새재는 선비들의 애환이 골짜기 굽이굽이마다 서려있는 고갯길이다.

영남지방에서 소백산맥을 넘어 한양으로 가는 길이 새재 말고도 추풍령과 죽령이 있지마는 과거를 보러가는 영남의 선비들은 새재를 넘어 한양으로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 하였다. 안동이나 영주 지방에서는 죽령을 넘는 것이 빠르고 김천이나 합천 지방에서는 추풍령을 지나는 것이 시간상으로 거리상으로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새재를 고집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 이였다. 추풍령은 가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이 연상되어 과거(科擧)길을 떠나는 선비라면 피하고 싶은 고갯길이고, 죽령 역시 대나무 잎에 주-욱 하고 미끄러져 과거시험을 죽 쑬 것 같은 예감 때문에 과거(科擧)길로서는 택하고 싶지 않은 고갯길이기 때문이다.

   
▲ 문경새재과거 길

과거길로서 문경새재를 선택하는 더 큰 이유는 문경이라는 고을 이름 때문 이였다.

문경(聞慶)은 경사서러움을 듣는다는 뜻이 있는 고을이름이다. 과거길을 떠나는 선비에게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는가? 이와 같은 이유로 문경새재는 영남의 선비는 물론 멀리 호남의 선비들까지 불러들이기에 손색이 없는 그런 매력 있는 고갯길이 되었다. 문경새재를 넘어 과거에 임하면 경사 서러운 소식을 들을 것 같아서 선비들은 한사코 새재 넘기를 원했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고 싶은 것이 수험생들의 절박한 심정인데 경사 서러운 소식을 들을 수만 있다면야 호남의 선비인들 새재가 멀다고 새재 넘기를 마다 할 수 있을 것인가?

문경새재는 과거길을 떠나는 선비라면 필히 넘어야 하는 고갯길이고 또한 과거에 임하는 선비들에게 이번 과거에 장원급제를 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주는 그런 고갯길이다.

양반 관료체제였던 조선시대에는 양반관료가 조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고려시대와 같이 천거(음서)에 의하여 관료를 선발하는 제도가 있기는 하였지만 극소수에 불과하였고 대부분의 관료선발은 과거라는 제도를 통하여 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고 높은 관직에 오르려면 필히 대과 급제를 해야만 했다.

과거제도는, 문과에서는 문관 관료를, 무과에서는, 무관 관료를, 선발하였고 양반이 아닌 중인들이 응시 할 수 있는 잡과도 있었다.

조선 시대가 양반관료체제 이기는 하였지만 사실상 문치시대였으므로 문관 관료를 무관 관료보다 더 우대하였다. 조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당상관의 벼슬은 거의가 문관 관료가 독차지하다시피 하였으며 정국 운영이 문관 관료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조선시대의 이런 체제로 인하여 문과를 무과보다 훨씬 더 중시 하였다.

   
▲ 문경새재과거 길

문과 시험의 선발 기준은 성리학적 교양에 두었으며 학문을 체계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쌓을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을 갖춘 양반층이라야 가능하였다.

과거는 조선을 이끌어 갈 학문이 출중한 극소수의 인원만을 선발 하였으므로 전국에서 모여든 수재들과 경합하여 문과 시험에 급제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였다.

과거 급제는 개인의 영달은 물론 가문의 영광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대부 집안에서는 사력을 다하여 과거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현제의 국가고시처럼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므로 평생토록 과거급제의 염원을 저버리지 못했다. 이런 관계로 영남의 유생들은 과거 급제의 염원을 가슴에 안고 새재 마루가 닳도록 수도 없이 새재를 넘고 또 넘어야 했다.

조선시대에 정규적으로 시행되는 과거는 식년시(式年試 )라고 하는데, 식년시란 육십갑자 중 간지(干支)가 자(子) 묘(卯) 오(午) 유(酉)가 드는 해에 정기적으로 과거를 치루는 행사였다. 현재처럼 매년 시험을 치루는 것이 아니고 3년마다 한 번씩 과거를 보는 제도였다. 과거의 예비시험격인 향시나 초시는 지방에서 보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험은 한양에서 시행을 하였다.

소과라고 부르는 생원(生員) 진사(進士) 시험은 관료를 선발하는 시험은 아니었지만 당시 국립대학이고 할 수 있는 성균관에 입학 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함과 대과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지는 동시에 생원과(生員) 진사(進士)라는 학위를 부여받는 시험이었다. 당시 양반으로서 행세를 하려면 생원 진사 시험에 입격을 하여야 했으므로 생원 진사는 관료 선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과에 못지않은 열성과 집착을 보였다.

문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대과(大科:문관 관료)는 갑과 3인 을과 7인 병과 23인 도합 33인의 관료를 선발 하였다. 식년시에는 문과를 비롯하여 무과(武科:무관 관료) 28인(갑과 3인 을과 5인 병과 20인)과 잡과(雜科)인 역과(譯科:외국어 능력 선발시험인 역관) 19인, (漢學:중국어 13인, 蒙學:몽고어 2인, 倭學:일본어 2인, 女眞學:여진족어 2인) 의과(醫科:의사) 9인 음양과(陰陽科) 9인(天文學 5인 地理學 2인 命課學 2인) 형조의 율과(律科:검찰 수사관) 9인을 각각 선발 하였다.

정기적으로 치루는 식년시 외에 별도로 과장을 열어 인재를 발굴하였는데 이렇게 시행되는 과거를 통칭 별시(別試)라고 하고 별시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증광시(增廣試)는 왕의 즉위를 경축하는 행사 때에만 시행되었다. 증광시는 식년시 수준의 관료를 선발 하였으며 대과는 물론 소과인 생원진사시와 무과와 잡과도 식년시와 동일한 관료를 선발 하였으나 왕의 즉위 때에만 시행되는 과거였으므로 평생 동안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그런 과거였다.

증광시 이외의 별시 역시 왕의 즉위이외의 국가의 경사 때에 실시를 하였는데 갑작스럽게 시행되는 경우도 있어서 지방 유생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지방 유생에게는 불리한 과거라고 할 수 있다. 별시에는 한양에서 열이는 알성시(謁聖試) 춘당대시(春塘臺試) 정시(庭試)등의 별시가 있었고 어쩌다 지방에서 개최하는 별시도 있었다. 식년시와 증광시 외의 별시는 문관 관료만 선발 하였고 또한 증광시 외의 별시는 당일에 합격자를 발표하는 것이 통례였다.

   

▲ 이정록

* 시인.수필가

* 안동대학교 한문학과 졸업

*한국문인협회 회원(수필,시)

*조령한시회 사무국장 역임

*(현)성균관유도회 문경지부 사무국장

*국가기록원 민간기록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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