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

윤장원 박사


'부질없다' 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 때가 가끔있다.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땀흘려 일하는 것도, 지인에게 전화 안부를 묻는 것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는 날도 있다. 지금도 컴퓨터를 켜두고, 무엇을 할까하다가도 모두 다 부질없다는 생각도 되고, 이때까지의 긁적여 본 글들은 또 무슨 의미가 있으랴 생각하기도 한다.

사전에는, '부질없다: 대수롭지 않거나 공연하여 쓸모가 없다'. 즉 쓸데없는 행동이라는 의미이며,  어원은 옛날 대장간에서 쇠로 연장이나 기구를 만들때  강하고 단단한 쇠로 만들기 위해서 쇠를 불에 달구었다가 망치로 두드리고 물에 담구었다 하기를 여러 번 반복, 이 같은 것을 '불질' 또는 '담금질' 이라고, 그 횟수를 많이 할수록 쇠는 더욱 단단해 지는 데, 불질을 하지않은 쇠는 물렁쇠가 되어 금방 휘거나 망가지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고, 이런 불질을 하지않을때 '불질없다' 라고 했으며, 변해서 '부질없다' 라고 즉 불질이 제대로 되지않은 쇠는 나중에 쓸모없는 쇠뭉치 밖에는 되지 않아서 쓸모가 없게된다는 뜻을 담게 되었으니...,

이렇게 '부질없다' 는 생각이 드는 것은 마음 속에 불길이 없기 때문인데, 쇠뭉치를 녹여서 연장이나 도구를 만들어 낼 뜨거운 불길이 꺼져가기에, 흔들리면서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더 크게 뜨겁게 해 줄 바람이 필요한가? 풀무질을 하던지? 부채질을 하던지? 마음 속의 바람을 일으껴야 한다 하지않으면 마음 속의 대장간이 필요없는 세월이 될지도 모르니,  그져 그런 잡념을 불쏘시게로 다시 '부질(불길)' 을 위해서 긁적여 본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다시 뜨거워지는 불길을 만들어 '부질(불질)없다' 가 '부질있다' 가 되기를 응원하면서 지금부터 마음 속의 풀무질을 해 본다.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
 
                          ♦ 윤장원

박사,시인,수필가,한시시인,호는 유천(裕泉) 

전)한국농촌발전연구원(KIRD)수석전문위원

현)농사협(RSDC) 농촌개발본부장

현)필리핀 벵궤트 주립대학교 종신교수

현)한국정부 공적원조(ODA)전문가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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