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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裕泉)칼럼] "고향의 그 냄새"윤장원 박사
변해철 편집국장  |  ynt@y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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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4  09: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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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의 그 냄새"

                                                                               

지금도 기억하는가? 저 멀리 가물그리는 고향의 냄새를, 맨발로 뛰어 놀던 골목길 어귀에서 닳아서 버려진 검정고무신 냄새를, 구들장 아랫목 삼베 홋이불 폭에 띄었던 쿰쿰했던 담북장 냄새를, 턱수염으로 타고 내린 허연콧 물이 얼어도 언제나 맑게 웃으시던 이빠진 이웃 할배의 사람냄새를...,

오래 된 연못가에 피어나던 창포잎 위로 우렁이알 노랗게 덧칠을 하고 폴짝폴짝 알따던 떡붕어 냄새를, 청태가 낀 웅덩이 진흙탕 뒤지고 뒤져서 잡은 미꾸라지 한사발이 동네잔치가 되고, 가을걷이가 끝난 후 매운탕에 뿌렸던 강열했던 제피가루 냄새를, 집집마다 타고오르는 굴뚝 연기마다 서로 다른 냄새가 어울어지고 오르지 못한 연기는 동네를 덮고 한번 밖에 맡을 수 없었던 알 수 없는 냄새를...,

평생 처녀로 늙어 죽어야 한다던 웃동네 곱추처녀, 선들재 넘어 자식 다섯 딸린 홀애비한테 시집가던 날, 발걸음 더디게 골목길 나설때 돌아보며 돌아보며 울던 그 애닯은 분냄새가 어우러진 눈물 냄새를, 하호 어르신 장죽대에 피어 오르던 독한 담배 냄새보다 웃목에 뚜껑열린 놋요강 속 지린 오줌 냄새를, 곱던 합강댁 아지매가 어느 듯 할매가 되고, 죽지못해 산다는 홍계댁 할매는 아랫목에 도사려 담북장 띄우던 할매가 되고, 남은 인정은 언제나 변하지 않고, 가을에 깎아 말려 갈무리 해두고 손자 또래 조무래기들에 주섬 주섬 내어 주시던 그 곶감 냄새를...,

잠 못드는 늦은 밤 누구네 제사인듯 향나무 타는 냄새가 바람에 실려오고 비릿한 생선 냄새, 떡냄새를 기억하는가? 호박덩쿨 아래 묻어 둔 벌통은 온동네 개들의 곗날이 되고, 저물어 집 찾아 가고 나면 온동네에 퍼지던 아련한 냄새를, 타고 남아 꺼진 참나무 속살 냄새와 어무이가 잡고 있으시던 부지깽이 냄새와 눈치 없는 막내 어무이 품에 메달려 누런 코 훌쩍이든 냄새를, 자식 부자 뒷집 교동 아제의 각시 배가 꺼지고, 눈화장 짙게하시고 실없이 배시시 웃던 날, 악머구리 잡아 몸보신 한다며, 겨울철 웅덩이 얼음깨는 그 소리와 냄새가 새롭고, 농읶은 고염나무 열매  매달린 체 마르는 냄새가 이렇게 그립고 그리울 줄이야!

아!  그립고도 그립다!

 

   
▲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시인,수필가,한시시인,호는 유천(裕泉) 

전)한국농촌발전연구원(KIRD)수석전문위원

현)농사협(RSDC) 농촌개발본부장

현)필리핀 벵궤트 주립대학교 종신교수

현)한국정부 공적원조(ODA)전문가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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