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화로와 겨울부채"

하로동선(夏爐冬扇), 여름의 화로와  겨울의 부채라는 뜻으로 철에 맞지 않거나 쓸모없는 경우를 일컫는 고사성어이다. 무더운 여름날 어떤 사람에게 화로를 선물하면서 마음에 드는지를 묻자 그는 “무더위에 화로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 며 화를 냈다. 이번에는 겨울에 부채를 선물하면서 “마음에 듭니까?” 라고 물었다. “이 사람아, 겨울에 부채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 선물을 하려면 여름에 부채를 하고 겨울에 화로를 해야지. 겨울에 부채가 무슨 소용이 있고 여름에 화로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짜증을 내기마련......,

이번에는 다른 사람에게 여름에 화로, 겨울에 부채를 선물한 후 똑같이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사람의 대답은 달랐다.  “그래, 고맙네. 잘 사용하고 있네.” 의아해서 다시 물었다.  “아니, 여름에 화로를 또 겨울에 부채를 어떻게 쓰고 계십니까?”  “화로는 여름 장마에 젖은 물건들 말리는 데 사용하고, 부채는 겨울에 불 지필 때 잘 쓰고 있다네.”

바람이 꽃밭을 지나서 불어오면 꽃향기가 나지만 맑은 바람이라도 변소간을 지나서 불어오면 똥냄새와 지린내가 나게되며, 또한 같은 이슬이라도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고 젖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듯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게 하던지 아니면 어떻게 마음먹고 어떻게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보잘것없어 보이던 것도 매우 요긴한 것이 될 수 있고, 아주 값진 것도 쓰레기 취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일상생활속에서 좋은 영향을 주고, 고정관념을 바꾸면, 여름난로와 겨울부채도 그 용도가 아주 요긴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시인,수필가,한시시인,호는 유천(裕泉) 

전)FAO-CGIAR-ICRISAT국제작물연구소 수석연구원

현)농사협(RSDC) 농촌개발본부장

현)필리핀 벵궤트 주립대학교 종신교수

현)한국정부 공적원조(ODA)전문가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에서 활동 

저작권자 © 영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