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쥐고 일어서"

이런 식의 이름이 있다. 1991년에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 이라는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왔던 아메리칸 인디언식 이름인데, 이런 이름으로 보아 그 당시의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이름짓는 방식이 간단하고 즉흥적이며, 요즈음 와서보니 어쩌면 그들의 그 방식이 참으로 지혜로운 방식이 아니었던가 생각하게 한다.

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관계가 있는 어떤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에 그 사람의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면  ' 아, 그래 왜 있잖아, 머리가 길고, 노래 잘 하던 그 사람'  '아, 왜 그때 그 누구냐? 아, 식당에서 같이 밥 먹다가 숟가락 떨어뜨린......,'  기억력이 흐려 이름보다는 그 상황만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도 아메리칸 인디언들도 그랬을까?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양주먹 꽉 쥐고 일어나던 그 모습의 의미에서 불러준 '주먹쥐고 일어서',  광야에서 늑대들과 어울려 자연과 화합하는 모습을 생각해서 붙인  '늑대와 함께 춤을'  은 복잡한 영어 이름 보다는 훨씬 기억하기 쉬웠을 것이다.

그렇게 누군가에게는 각자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것이 모두의 삶인 것이다. 이름 말고도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 되는 것, '그놈 나쁜 놈이야 평생 혼자만 알던......,' 으로기억되는 삶도 있고, '그 사람 참 좋지! 주변에 마음도 많이 쓰고......, ' 로 기억되는 삶이 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깜빡거리는 기억 속에서 그 옛날의 아메리칸 인디언식 이름을 한번 되돌아 보면서 과연 알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별명으로 기억될까 생각해 본다. 세상이 지어 준 각자만의 아메리칸 인디언식 이름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시인,수필가,한시시인,호는 유천(裕泉) 

전)FAO-CGIAR-ICRISAT국제작물연구소 수석연구원

현)농사협(RSDC) 농촌개발본부장

현)필리핀 벵궤트 주립대학교 종신교수

현)한국정부 공적원조(ODA)전문가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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