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밥솥에서 압력을 빼듯이..."

                                                                                      윤장원 박사                                          

끼니 때가 되니 칙칙소리와 함께 김이 빠지고 딸랑거리는 소리를 낸 후 전기 압력밥솥에서 밥이 다 되었다고 말을 해 준다. 가만히 어린시절 어머니께서 밥을 해 주실때의 기억이 난다. 당시는 대부분 양은 냄비로 밥을 했고, 잔치가 있거나 식구가 많을 때는 가마솥에 밥을 했으며, 그것이 변화하여 점차로 밥솥의 압력이 빠지지않게 잠금 장치가 있는 압력밥솥으로 바뀌어 갔다.

요즘이야 집집마다 전기 압력밥솥이 대부분이 가지고 있지만, 한 때는 집집마다 직화 압력밥솥이라는 것이 부엌에 보였다. 두툼한 뚜껑을 마주하여 철커덕 소리가 나게 돌려서 잠근 다음, 불위에 올려서 밥을 하면 다 될 때쯤, 칙칙 소리를 내면서 압력이 빠지고 밥이 되는 그런 형태, 당시에는 압력빠지는 모양도 신기했었고, 저것이 터지는게 아닐까? 걱정스럽게 보았던 기억들......, 가정용 압력밥솥은 가열을 하여 높은 압력을 주어 밥이나 음식을 부드럽게 잘 익게 한 후 어느 정도 압력이 되면 자동으로 압력이 빠지면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는 데, 압력밥솥에는 어느 정도의 압력이 되면 딸랑거리면서 자동으로 압력을 빼주고 조절하는 안전밸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도 이런 비슷한 원리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관계에서 서로 간의 오해와 감정이 풀어지지 않고 응어리가 지면 어느 순간에는 폭발하는 경우가 있게 되며 그러기에 사람사는 사이에도 서로의 압력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압력밥솥에서 적당한 순간에 김을 빼 주듯이 사람 관계에서도 적당한 어느 순간에 서로의 응어리진 것을 조금씩 빼 주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서운함, 섭섭함, 속상함, 성냄을 가만히 이야기하고 이해시키면 될 것인데, 쌓아놓고, 묵혀 놓다가 자칫하면 이 압력을 뺄 구멍마져도 막혀버릴지도 모르며, 자신도 모르게 터져버리는 게 사람의 마음이기도 하다.  압력밥솥에서 잘 지어진 밥과 음식은 압력을 잘 주고 잘 빼주어야 하듯이 사람의 마음의 압력도 적당한 순간에 한번씩 그 압력을 빼주고, 비워내고 털어내야 할 것이다.  지금 마음에 쌓여있는 압력, 그 누구와 도란도란 조금씩 한번 빼 보면 어떨까? 괜히 건드려서 더 압력이 쌓이지 않게 조심스럽게......,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시인,수필가,한시시인,호는 유천(裕泉) 

전)FAO-CGIAR-ICRISAT국제작물연구소 수석연구원

현)농사협(RSDC) 농촌개발본부장

현)필리핀 벵궤트 주립대학교 종신교수

현)한국정부 공적원조(ODA)전문가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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