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를 함부로 불다.”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

‘피리를 함부로 불다.’라는 의미의 한자어는 ‘濫吹(남취)’ 인데, 이는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있는 것처럼, 실력이 없는 사람이 어떤 지위에 붙어 있는 일을 이르는 것으로 설명이 된다. 중국 齊(제)나라 때에 南 郭(남곽)이라는 사람이 生竽(생우)라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여러 명이 불 때는 듣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악사들 사이에 끼어서 생활하다가, 한 사람씩 불게 하자 실력이 드러날까 봐 달아났다는 데에서 유래 된 고사성어이다.

단체생활을 하다가 보면, 이런 사람이 한둘은 꼭 있는데, 능력도 없는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생색만 내고 있으니, 다른 이들에게는 뻔히 보이기도 하는데 짐짓 모른 척이다. 만약에 이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내가 바로 이런 사람이 아닌가 돌아보게 하며, 혹시 내가 피리를 함부로 부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위와 같은 사람을 보면 얄미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무임승차라는 것은 괘씸하다 하지만 그 또한 살아가는 모습일까? 언젠가는 스스로 깨달을 때가 오겠지?, 언젠가는 스스로 겪을 때도 있겠지?, 감춰진 것은 드러나고 숨겨진 이야기는 언제인가는 알려지기 마련이니까? 세상의 정의는 희미해졌지만, 세상의 공정은 흐트러지고 있지만, 그래도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오고 있는 것을 보면 세상의 순리는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어수선한 세상의 소식들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고사 한 구절 ‘濫吹(람취)’를 긁적여보는 오늘, 세상의 모든 이들의 뜻이 있는 날이 되길 바라며….

♦윤장원♦

박사,시인,수필가,한시시인,호는 유천(裕泉) 

전)FAO-CGIAR-ICRISAT국제작물연구소 수석연구원

현)농사협(RSDC) 농촌개발본부장

현)필리핀 벵궤트 주립대학교 종신교수

현)한국정부 공적원조(ODA)전문가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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