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 보기 싫어서......,"
                                                                   윤장원 박사
'살풍경(殺風景)'이라는 고사성어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꼴 보기 싫어서' 정도인데, 진실로 보기 싫은 꼴들을 표현하는 알맞은 표현이라고 생각되는데, 인간에 요즘은 운전 중, 취중, 직장과 일터에서 정말로 꼴 보기싫거나, 꼴 사나운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중국 당나라 말기의 시인 이상은(李商隱)의 싯구에 나오는 꼴 보기 싫거나 사나운 행위의 면면을 보면, 청천탁족(淸泉濯足): 맑은 우물물에 발 씻는 행위, 화상건군(花上乾裙): 아름다운 꽃 위에 속옷 말리는 행위, 배산기루(背山起樓): 집을 크게 지어 산 가리는 행위, 이어서 분금자학(焚琴煮鶴): 거문고를 불쏘시개로 학을 삶아먹는 행위, 대화상다(對花嘗茶): 꽃 감상하러가서는 차만 마시는 행위, 마지막으로 송하갈도(松下喝導): 소나무 그늘 아래에 쉬고 있을 때  벼슬아치의 행차 알리는 행위, 등이라고 했는데, 운치를 헤치는 행위일지라도 위의 행위 중에서 거문고 불쏘시개로 학을 삶아먹는 것은 해봄직 할 것같기도...,

날이 좋아짐에 따른 야외 단체 나들이에서 인사할 기회가되면, '제가 몇 마디 하려는 게 여러분께는 살풍경입니다만' 으로 시작하는 인삿말은 아주좋고 품위있어 보이는 것이며, 물론 그런 인삿말에는 귀명창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지금 현실에서 나랏일 한다는 이들이 하는 꼬락서니를 일컬어서 살풍경(殺風景)이라고 표현하면 되는데, 여기서 그들이 꼴 보기 싫게 설치더라도 듣는 이들이 귀명창으로 이해하면 될 일인데......, 글쎄?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

 

        ♦윤장원♦

박사,시인,수필가,한시시인,호는 유천(裕泉) 

전)FAO-CGIAR-ICRISAT국제작물연구소 수석연구원

현)농사협(RSDC) 농촌개발본부장

현)필리핀 벵궤트 주립대학교 종신교수

현)한국정부 공적원조(ODA)전문가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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