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박 명 식
문경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박 명 식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에는 우는 아이를 곶감으로 뚝 그치게 하였다면, 오늘날 아이들에겐 뽀통령이 만병통치약이다. 그러나 3년 전, 2012년만해도 뽀로로에 버금갈만한 대한민국 안방 영웅 '각시탈'이 아이들의 롤모델이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각시탈'은 일제의 모진 고문으로 바보가 된 강토의 형과 형을 너무나 사랑했지만 바보가 된 형을 보며 오로지 성공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일본인보다 더 악착같이 조선인을 괴롭히는 이강토의 이야기이다.

강토는 독립운동에 앞장서는 각시탈을 쫓는데 사력을 다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결국 각시 탈을 향해 총을 쏜 강토는 그가 사실 독립운동을 위해 바보인척 살아온 그의 형임을 확인하고 엄청난 후회와 동시에 형을 이어 각시탈로 살아가고자 결심하게 된다. 일본인 순사와 독립군 각시탈 사이의 강토는 매일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같은 삶을 살았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일본인들의 눈치에 항상 고개를 조아리며 살던 조선인들이 모두 강토가 쓰던 각시 탈을 쓰고 大路로 나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함께 행진하는 이 드라마의 엔딩 장면은 각시 탈은 혼자가 아니라 독립을 원하던 우리 민족 전부였다는 분명한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전에도 영웅 이야기를 담아낸 드라마는 많이 있었다. 그렇다면 유독 각시 탈에 대한민국이 열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우리를 괴롭히는 악에 맞서 싸우던 각시 탈을 보며 느낀, 우리 민족 고유의 독립에 대한 열망과 그것을 이루어주신 선조들에게 감사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광복을 어떻게 맞아들여야 할까? 다가오는 8.15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복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자.

光復이란 말 그대로 '빛을 되찾는 것'이다. 나라를 잃은 백성들에겐 태양이 내리쬐는 대낮도 깜깜한 밤과 같을 뿐! 그만큼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들에게 우리 주권을 가진 우리나라의 존재는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다. 수많은 독립군과 애국 열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으로 이루어낸 광복은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값진 일이다. 하지만 광복이 마냥 기쁜 일로만 끝나면 안 되는 것이다. 광복을 통해 자유의 빛을 찾은 우리는 그에 따른 의무까지 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사실 현대인들의 애국심은 광복을 이루어낸 당시 선조들의 그것과는 많이 변화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승되어야할 의무가 있음은 불변할 사실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영토를 수호하고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켜야할 의무에 열심을 다해야 한다. 여기까지 말하면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본다면 애국의 의무는 우리의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일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4대 사회학 근절에 동참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등의 4대악, 이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들이다. 물론 왕따를 당하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간다거나, 성폭력의 순간에 용감하게 가해자를 저지하는 일들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가정폭력의 사실을 주변에 알려 도움을 요청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경우라면 달콤한 불량식품의 유혹 앞에선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를 아프게 하는 사회악이라는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70년 광복의 역사 앞에서, 우리에게 광복을 주기 위해 피 흘려 노력하신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기 위해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또 하나의 각시 탈이 되어 광복의 빛을 이어가도록 노력하자.

문경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박 명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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