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 매회 준비된 객석 상회해
  - 최근 국내 문학계 화두 된‘시의 열풍’, 지역 문학 조명하는 기회로 연결
  - 8월부터 엄원태, 이중기, 이규리 등 새로운 라인업 선보여

낭독‧토크 콘서트 <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詩人들>
낭독‧토크 콘서트 <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詩人들>

 최근 SNS로 시(詩)를 공유하는 젊은 세대들의 문화를 비롯해 베스트셀러 시집의 등장과 시집 판매량의 증가, 여기에 시집 전문 서점에 이르기까지 국내 문학계는 갑작스럽게 찾아든 이른바 ‘시의 열풍’에 주목하고 있다.

 ‘시의 열풍’은 최근 방송과 언론,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계속 재조명되고 있다. 기존 독자뿐만 아니라 대중의 관심 역시 더욱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잇따른 사회적 혼란 속에서 안정을 찾으려는 대중의 욕구와 문학을 즐기는 방식의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지역 문학계에서도 이른바 ‘시의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문학계의 이런 열풍을 더욱 의미 있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3월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낭독‧토크 콘서트 <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詩人들>은 최근 문학 행사로는 보기 드물게 거의 매회 준비된 객석(선착순 30인)을 상회하는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행사다.

낭독‧토크 콘서트 <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詩人들>
낭독‧토크 콘서트 <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詩人들>

 이 행사는 음악과 함께 진행되는 여타의 낭독 콘서트와는 달리, 저녁 시간의 분위기를 활용해 오로지 시인의 육성으로만 진행되는 독특한 콘셉트로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월요일 저녁에 열리는 이 행사에는 특히 20~30대 젊은 세대부터 70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객석을 메우고 있다. 세대를 넘어 시를 통해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부는 ‘시의 열풍’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행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따로 있다. 최근 국내 문학계의 화두가 된 ‘시의 열풍’을 ‘지역 문학’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문화와 함께하는 저녁의 詩人들>은 시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급증한 요즘, 그간 국내는 물론이고 대구에서도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지역의 주요 시인들을 차례로 초청함으로써 지역 문학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재발견하고 있는 행사다.

 1980년대 ‘교육시’ 운동을 주도한 배창환 시인을 비롯해, 안동 특유의 정서를 시에 녹여내 독특한 색깔을 선보이고 있는 안상학 시인, 기존 대구 지역의 시인들과는 다른 정서를 지닌 권기덕, 김사람 등의 젊은 시인들이 행사를 통해 소개되었다. 더불어 송재학, 장옥관 등 이미 국내 문학계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중견 시인들도 소개함으로써 ‘지역 문학’이 지닌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8월부터 새로운 라인업 선보여
- 8월 8일 엄원태를 시작으로 이중기, 이규리 등 초청
- 시조시인에서부터 농민시인, 젊은 시인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다양한 시인들 소개

왼쪽부터 엄원태, 박기섭, 이중기, 이규리, 류경무, 정훈교 시인
왼쪽부터 엄원태, 박기섭, 이중기, 이규리, 류경무, 정훈교 시인

 오는 8월부터는 새로운 라인업을 선보임으로써 보다 풍부해진 ‘지역 문학’의 가치로 ‘시의 열풍’을 이어갈 계획이다.

 섬세한 시각의 시 세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엄원태(8월 8일)를 시작으로, 시조시인으로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박기섭(9월 5일), 농민운동과 시를 함께 실천하고 있는 농민시인 이중기(10월 3일), 여성시인으로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이규리(11월 7일), 최근 첫 시집을 발간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 받고 있는 류경무․정훈교(12월 5일) 등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요 시인들이 차례로 출연한다.(프로필 첨부 참조)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발행하고 있는 문화예술 정보지 월간 <대구문화> 기획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의 내용은 매월 <대구문화> 지면을 통해서도 소개되고 있다. 시인의 낭독과 문학 이야기 외에도 사회자인 이하석 시인과 전문 해설자가 패널로 참여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행사의 사회자이자 예술감독이기도 한 이하석 시인은 “최근 국내 전반에서 시의 열풍이 불고 있지만 지역 문학은 아직까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고, 또 얼마나 가치 있는 문학이 존재하는지 시민들뿐만 아니라 문학인들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을 뿐이다. <저녁의 詩人들>은 그동안 우리가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우리 지역의 다양한 시인들을 다시 한 번 조명해보고 지역 문학이 지닌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는 행사다”고 말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최현묵 관장은 “문학이 예술 전반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해볼 때 지역 문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대구문화예술회관은 공연과 전시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아우르는 기획들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매월 둘째 주 월요일 저녁 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제2예련관 예술아카데미 강의실(선착순 30명 입장 가능) 입장료 : 3천 원(대구문화 정기 구독자 2천 원), 5회(8월~12월) 일괄 신청 시 1만 2천 원(대구문화 정기 구독자 8천 원) 문의: 053-606-6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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