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소방서장 이주원
칠곡소방서장 이주원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카투만두라는 작은 왕국에는 ‘할단 새’에 대한 전설이 있다. 일명 야명조(夜鳴鳥의)라는 새다. 이 새는 둥지 없이 사는데 밤이 되면 히말라야의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와 싸운다. 그리고 내일은 꼭 집을 짓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는다. 하지만 해가 떠오르면 간밤의 다짐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먹잇감을 구해 배불리 먹고 이곳저곳을 활강하며 즐기다가 밤이 되면 또 애절하게 울면서 다짐한다. 그렇게 후회와 다짐을 수없이 되풀이하다가 둥지를 짓지 못해 멸종되었다는 전설의 할단 새 이야기다. 지난날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지 못하고 평생 후회만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화재 등 각종 재난은 언제 찾아올지 알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내일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하면서 오늘을 살아간다면 늘 후회만 남게 된다.

‘119’는 이러한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책준비를 위해 오늘에 더욱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있다.

 특히,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소방의 본질적이고 절대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초라도 허비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반 사람들에게 짧은 시간인 1초가 위급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는 1시간처럼 느껴질 수도 있음을 알기 때문에 119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과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요란한 경적을 울리면서 소방차가 달리고 있다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소방차에게 1초의 여유를 양보함으로서 ‘모세의 기적’을 이룬다면 나와 내 이웃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올해로 69회째를 맞는 ‘불조심 강조의 달’ 행사를 통해 칠곡소방서는 화재위험이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11월 한 달간을 집중 화재예방 기간으로 정해 다양한 화재예방 안전대책과 홍보활동을 실시한다. 혹독한 겨울추위를 가져다주는 ‘망각과 이기심’은 항상 우리 주변에 널려 있음을 교훈하며 재난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추스릴 때이다.

 오는 11월 9일, 모든 칠곡 군민들과 함께 ‘소방의 날’ 54주년을 맞는다. 이 순간에도 ‘119’는 24시간 대기 중이다.

                                                                                               칠곡소방서장 이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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