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소방서장 김용태
칠곡소방서장 김용태

‘춘래불사춘’은 ‘봄은 왔건마는, 봄 같지가 않다’라는 말로 이는 계절은 좋은 시절이 왔지만 아직도 상황이나 마음은 그렇지 못함을 표현한 글귀다.

 지난 28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군 산불’은 축구장 면적의 56배에 달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고 119대원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의 땀과 눈물을 앗아간 대형산불이였다. 초속 10미터 안팎의 강풍으로 주변 산림으로 비화돼 헬기 수십 대와 인력 수천 명 등이 동원된 이 참사는 ‘춘래불사춘’이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모두의 봄을 앗아가기에 충분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의 화재현황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전체 화재건수로 봤을 때 봄철 화재 발생률(30%)이 1위를 기록해 오히려 겨울철(2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봄철에는 임야 등 야외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매우 높다는 것은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다.

 봄철 화재의 주요 발생원인 1위는 역시 부주위였다. 담배꽁초 투척과 쓰레기 소각이 절반을 차지하면서 건조한 봄철의 최적 발화조건과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특성과 맞물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쓰레기 불법소각, 담배꽁초 투기 등 사소한 실수가 커다란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우리가 화재 발생에 앞서 스스로 재난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더욱 명확해진다.

 칠곡소방서에서는 계절적 특성에 맞게 봄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면서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의용소방대원과 함께 ‘화재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공사장 지도방문과 관계자 간담회를 통해 공사관계자에게 용접 부주의 등 안전관리에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하면서 대비 대응태세를 구축하고 있다.

 바야흐로 봄의 계절이다. 수많은 봄철 화재 사건사고들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이미 밟았던 전철(前轍)을 밟지 않기 위해 ‘봄 같지 않은 봄’을 다시금 보지 않기 위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솔선할 시기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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