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정원

- 차승진 -

 

 

그늘진 숲속 매미가 운다

우는지 노래하는지 더운 여름을

두둥실 들어 올린다

 

맴.맴.맴.맴~

 

소리통에서 흘러 나오는

유년의 기억 아련한데,

 

따끈하게 달궈진 평면들이

울퉁불퉁 식빵처럼 부푼다

 

매미는 숲에서 거대한 꿈을 꾸다가

자그만 발자국 소리에도

숨죽이다가

 

정교한 비밀의 통로에서 함축된

언어의 집을 짓는다

 

아무도 해독할 수 없는 매미의

정원!

 

‘그대와 나’ 사이가 그러하다면

어둔밤 별빛을 모아 사랑의 시를

쓰겠네

 

하늘을 드러내는 넓이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포근한 삶의

이불이 되어

 

다툼이 화음이 되는 매미소리 같은

우리의 시원한 여름 숲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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