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정우엄마에게

- 차승진 -

 

퇴근 후 아파트 거실문을 여니

대낮처럼 환했다

 

침침했던 실내를 며늘애가 새 집으로

꾸며 놓았다

 

세월에 순응해 사는 동안 어두운

전등도 주인을 닮아가고 있었다

 

묵묵히 집안을 지켜온 불빛의

고통을

무심히 바라만 보았던 낡아가는

우리,

 

세심한 며늘애의 마음으로 단장된

닦아 놓은 유리알 같은 집안 풍경!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선한 양심이

자라는 사마리아 여인처럼,

 

주어도 모자라 조바심하는, 갸륵한

그 마음이 사랑이 되어 가족이라는

따스한 ‘등불’을 밝혀 놓았다

 

 

 

 
 

 

저작권자 © 영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