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길
- 차승진 -
산중턱 아담한 봉우리 속에
잠들어 계신 부모님
그곳으로 가는 길엔
야생화 흐드러진 하얀 꽃
잊혀진 기억 흔들어 놓는데
얼마나 적적하셨기에
이렇게 곤한 잠에 드셨는지요
술 한잔 담배 한 대 피워 올리는
아들의 응석도 외면 하시는지요
잡초는 불효처럼 번지고, 해는
서산으로 말없이 기울어가네요
함박눈 내리던 날 격자문 방안을
밝히시고 버선발로 뛰어 나오시던
그 모습 어디로 가셨는지요
오늘 따라 구름은 왜이리 구슬피
흘러흘러 가는지요
길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지요
그 길이 언젠가 산길을 따라
오르겠지요
산은 아직 그대로인데 들을 수
없는 쟁쟁한 그 말씀들만,
바람결에 낙엽처럼 뒤척이고요
발끝으로 가시 덮힌 밤송이 송이
가는 길 막아서네요...
변해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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