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찻사발은 일제강점기로 인해 단절됐던 우리나라 도자기 문화를 꽃피운 동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특별함이 담겨있어요.”

문경요 도천 천한봉 선생은 문경찻사발에 담겨져 있는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천한봉 선생
천한봉 선생

올해로 도예 인생 70년. 생계를 위해 배운 일이었다. 하지만 도공의 길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원칙을 지키며 흙과 씨름했다. 세월의 과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도예 명장이 됐다.

조선의 이름 없는 무명도공이 만들어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찻그릇을 사명감으로 재현해 낸 그에게 문경찻사발축제는 남다르다. 18년 전 그가 초대 축제추진위원장을 맡아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지역 도자기 축제에서 느낄 수 없는 문경찻사발축제만의 특별함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연다.

천한봉 선생
천한봉 선생

“도자기는 조선시대에는 관요와 민요로 나뉘는데 문경은 서민들 전용의 그릇을 빚어내던 민요(民窯)의 고장이었어요.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망댕이가마'라는 전통 가마를 고집하고 있는 만큼 문경의 찻사발은 자연이 그려낸 그 빛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요.”

이 같은 혼을 빚는 고집스런 장인의 정신으로 문경찻사발축제는 승화돼 빛을 봤다

1999년에 시작돼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 예비축제, 2007년 유망축제, 2009년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이후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명실상부한 명품 축제이다.

그는 올해 축제에서 눈여겨 볼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중국의 대표 도예 도시인 이싱(宜興)시의 도예가와 일본에서 조선 도자기의 맥을 잇고 있는 심수관 도예가를 초청해 열리는 국제교류전을 꼽았다.

또 ‘아름다운 찻자리 한마당, 특별행사로 마련된 고려시대 차 겨루기를 재현한 ‘가루차 투다 경연대회’, 일본의 우라센케 다도와 중국의 오운화차 다예표연(五韻花茶 茶藝表演) 등 풍성해진 찻사발과 차의 만남도 권했다.

한 평생을 물레와 씨름해온 노 도공은 잠시 말문을 멈추다 이어 나간다. 문경찻사발축제가 올해 중요한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다. 정부의 축제 일몰제 때문에 대표축제로 승격을 하지 못하면 일반 축제로 하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문경의 찻사발축제는 찻사발을 통해서 전통을 보전하고 그리고 전통을 문화관광자원화 하자는 의미가 있다. 그 전통은 1천년의 가까운 세월동안 소박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방법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또 “전통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먼저 느낀 사람들의 몫”이라며 “문경의 찻사발은 자연의 언어를 대신하는 꾸밈없는 소통인 만큼 앞으로도 그 특별한 의미가 후대에 문화의 메시지로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평생을 물레와 씨름해온 노 도공의 문경찻사발을 사랑하는 억척스러운 고집이 배어난다.

2016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사기장이 들려주는 찻사발 이야기라’는 주제로 문경새재드라마세트장 일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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